WBC 한일전 굴욕패, 경기내용과 패배 원인 분석

2023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일본에게 충격적인 점수차로 4-13으로 굴욕적인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어제 경기의 내용을 한번 되짚어보고, 한국 야구의 현시점에서의 문제점에 대해서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WBC 한일전 경기내용

- 기선제압에 성공한 경기 초반

김광현 선수가 혼신의 전력투구를 통해서 2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침묵시킵니다. 그리고 2회까지 잘 던지고 있던 상대 선발 다르빗슈를 상대로 3회 초에 강백호의 2루타로 얻은 찬스에서 양의지의 홈런이 폭발합니다. 이어서 나온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김하성을 이정후가 불러들이며 단숨에 3:0으로 스코어를 앞서나가게 됩니다.

- 쉽게 허용해 버린 역전

2회까지 잘 던지던 김광현 선수가 3점을 등에 업었지만, 상대 8,9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이어 상위 타순인 눗바와 곤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3:2까지 순식간에 점수를 내어주며 김광현이 물러나게 됩니다. 다음 투수로 올라온 원태인 선수는 1루가 비어있었기에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무사만루에서 4번 타자 무라카미를 뜬 공으로 잘 잡아냈으나 5번 요시다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짧았던 리드를 3:4로 내어주고 3회를 힘겹게 마무리합니다.

- 무너져버린 투수들

5회 말에 원태인 투수가 2번 타자 곤도에게 홈런을 맞게 되자 또 투수를 교체하게 되는데요. 이어서 올라온 투수들은 박세웅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피해 가거나 난타당하는 피칭을 선보이면서 총합 8실점을 추가로 하게 됩니다. 투수들 기록을 살펴보면 곽빈이 2피안타 1실점, 정철원은 1피안타 1실점, 김윤식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3연속 사사구로 3실점, 김원중 2피안타 1실점, 정우영 1피안타, 구창모 2피안타 2실점, 이의리 3사사구로, 각 팀의 에이스급 투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구위와 제구력으로 허무하게 실점을 계속 내어줍니다. 결국 최종 스코어는 4-13으로 6회 초에 박건우 선수의 솔로홈런이 터지지 않았거나, 7-8회 박세웅 선수의 1.1이닝 무피안타 무볼넷 피칭이 없었다면 콜드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참혹한 결과를 내고 말았습니다.

 

패배의 원인

- 공인구 적응과 컨디션 관리 실패

한일전에서 선발로 예상되었던 구창모와 이의리 선수가 대회 전부터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연습 경기를 통해서도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를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광현, 박세웅, 원태인 선수들 일부 몇 명의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예년보다 일찍 몸을 만드는 스케줄에 적응을 실패했는지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이번 WBC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는 2월 초에 늦게 발표가 되고 통합 연습기간도 짧았던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현격한 실력차

일본의 전력은 역대 최고로 한국과의 전력차는 대회 전부터도 엄청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막상 경기를 붙어보니 대회 준비와 기본 실력 그리고 정신력에서 모두 완전히 압도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일본 투수들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km를 대부분 넘어가고 좁은 스트라이크존에도 금방 적응하는 제구력을 선보였으나 한국 투수들은 스트라이크 콜이 몇 번 무산되자 볼넷을 남발하거나 스트라이크 존에 힘겹게 공을 밀어 넣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오타니를 비롯한 일본 타자들도 제구가 되지 않는 공은 잘 골라내고 몰리는 공은 가볍게 받아치면서 월등한 실력을 뽐냈습니다. 

- 인프라의 차이

한국과 일본의 야구 수준의 차이는 프로리그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유스시스템의 야구 인프라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한일 간에는 어린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의 양과 질 모두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일본은 풍부한 선수 자원으로 유망주 선수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체계적으로 육성을 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야구도 이번 실패를 통해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야구를 하는 나라들의 인프라와 방향성을 많이 참고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