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호주팀에게 7:8로 충격적인 패배를 하였습니다. 전력상 앞선다고 평가를 했고 쉽게 승리한다고 예측을 한 전문가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경기를 한번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내용 및 분석
- 초반 열세
한국팀은 쉽게 앞서나갈 줄 알았던 초반부터 타선의 침묵으로 4회까지 무안타에 출루도 한번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호주의 투수들인 잭 오러플린과 미치 넌본의 투구에 꽁꽁 묶이면서 어렵게 스타트를 하였습니다. 반면 호주는 한국 선발 고영표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 2개와 볼넷 1개 그리고 홈런 1개를 포함한 안타 4개로 활발한 공격을 선보이면서 2:0으로 앞서갔습니다. 3회를 마쳤을 때도 많은 주자를 내보내면서 꾸역꾸역 막고 있었기에 4회 시작과 동시에 교체를 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역전을 이뤄낸 중반
4회까지 단한번의 출루도 선보이지 못했던 한국팀이 5회 말에 김현수의 볼넷과 박건우의 안타로 1,2루를 만들고 양의지 특유의 가볍게 돌린 스윙이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기면서 단숨에 3:2로 역전을 하게 됩니다. 6회 말에도 박병호의 적시타가 터지며 1점을 더 벌여 4:2로 앞서갑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제 한국의 흐름으로 경기가 넘어오는 걸로 보였습니다.
-경기 후반 무저져버린 투수들
7회에 등판한 소형준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두 명의 타자를 내보낸 뒤 번트로 1사 2,3루의 위기를 만든 뒤 김원중에게 바통을 넘겨줍니다.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낸 김원중은 로비 그렌디닝에게 높게 제구 된 포크볼을 통타 당하며 3점짜리 홈런을 내주고 4:5로 역전을 허용하고 버립니다. 연습 경기에서도 부진했던 소형준을 굳이 등판시킨 점이 아쉽고 김원중도 너무 쉽게 승부에 들어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8회 초에서는 양현종이 등판을 했는데 안타, 2루타, 홈런까지 허용하면서 8:4까지 스코어가 벌어지게 됩니다. 정우영이라는 좋은 셋업맨을 건너뛰고 양현종을 이런 중요한 경기의 박빙의 상황에서 등판을 했어야 했는지 물음표가 남습니다. 결국 8회 말에 3점을 따라가지만 최종 스코어 7:8로 패배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강백호와 박해민의 실수
사실 타자들은 7점의 점수를 만들어냈으니 제 역할을 다 했다라고 볼 수 있었지만 두 번의 아쉬운 공격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4:5로 역전을 당하고 7회 말 무사 1 아웃에 호주 투수 워릭 서폴드를 상대로 큼지막한 2루타를 쳐내지만 기쁨의 세리머니를 한다고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져 태그아웃 당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후에 바로 양의지의 안타가 나와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 플레이로 각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올림픽 당시에 안일한 태도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던 강백호 선수는 이번에도 제대로 팬들에게 찍혀버리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말았습니다. 역전타를 친 것도 아닌데 쓸데없는 세리머니는 왜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8회 말 7:8로 쫓아가는 과정에서 이정후가 홈인을 한 뒤에 박해민이 3루에 도착을 했을 때 홈에서 포수가 실수로 자리를 비우게 되었고 이정후 선수가 다급히 홈으로 들어오라고 소리를 쳤지만 주루 코치는 박해민을 주상에 멈춰 세웠고, 박해민도 2루만 돌아보고 홈은 확인하지 않고 주루를 멈추어 버렸습니다. 동점을 이룰 수 있는 찬스를 발로 걷어찬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정상적인 플레이라면 3루에 서는 게 맞았지만 상대의 수비 위치를 제대로 확인했다면 충분히 득점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장면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총평
타자들의 몇몇 실수도 아쉬움이 남지만 무엇보다 투수 교체 타이밍에는 전문가라던 이강철 감독의 투수 운용이 가장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핵심 투수 몇명을 가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첫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서 총력전을 한다던 감독의 말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안일하게 투수진을 운영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영표와 김광현을 3이닝씩 활용해서 초반 무실점으로 기세를 잡고 컨디션이 좋은 정철원, 원태인, 김원중, 정우영 선수 등을 최대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1이닝 이하로 활용했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경기였다고 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소형준 선수와 그다지 위력적인 구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양현종 선수의 등판 결정이 가장 큰 패배의 원인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지나간 패배는 잊고 빠르게 팀을 추스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내일 열릴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집중력을 높여서 적어도 오늘과 같은 부끄러운 경기 내용이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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