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 부상으로 돌아본 최상위 지명 투수 잔혹사

by 야그뭐 2023. 4. 8.

평속 150km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롯데 팬들을 설레게 하는 영건 이민석 선수가 2023 시즌 개막전 투구 중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결국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되며 1년간의 재활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유망주들의 무덤이라는 롯데 자이언츠의 201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최상위 지명 투수 잔혹사에 대해서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차 지명 선수 명단

(성적은 2023년 4월 7일 기준)

지명년도 순번 선수명 출생년도 선수유형 현재상태 통산 이닝 통산 방어율
2011  전체 1라운드 5번 김명성 1988 우완 이적 후 은퇴 43.2 6.18
2012  전체 1라운드 5번 김원중 1993 우완 현역 550.1 5.49
2013  전체 1라운드 6번 송주은 1994 우완 은퇴 - -
2014 1차 지명 김유영 1994 좌완 이적 167.2 5.64
2015  2차 1라운드 5번 안태경 1990 우완 은퇴 - -
2016 1차 지명 박선우 1997 우완 이적 2 0.00
2017 1차 지명 윤성빈 1999 우완 육성선수 52.0 6.75
2018 2차 1라운드 3번 이승헌 1998 우완 병역 97.0 6.22
2019 1차 지명 서준원 2000 사이드암 퇴단 318.2 5.56
2020 1차 지명 최준용 2001 우완 현역 148.0 3.83
2021 2차 1라운드 1번 김진욱 2002 좌완 현역 92.2 6.41
2022 1차 지명 이민석 2003 우완 현역 35.0 5.66
2023 전체 2라운드  이진하 2004 우완 현역 0.0 -

 

13년간 지명된 선수들 중 최근 3명을 제외하고 10명 중에 1군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준 선수는 2명으로 김원중과 최준용 선수를 꼽을 수 있습니다. 김원중 선수는 2019년까지는 선발로 기회를 받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2020년부터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하여 3년간 25, 35, 16 세이브를 거두는 등 팀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한 상태입니다. 최준용 선수는 데뷔 첫해부터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깊은 인상과 가능성 보여주고 다음 해에는 20홀드로 신인왕 2위에 오르는 등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지난해에는 선발 투수로의 전향 그리고 시즌 초반 김원중 선수의 공백에 따른 마무리 역할 등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고, 올해도 투구폼 변경에 따른 역효과인지 시범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자이언츠 팬들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고 불리우는 두 선수가 있는데 우완 윤성빈과 좌완 김진욱 선수입니다. 윤성빈 선수는 입단 초기부터 큰 키에서 내리꽂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큰 키로 인한 밸런스 문제로 투구폼을 바꾸는 과정에서 제구가 잡히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구속도 예전의 파괴력을 잃어버렸고, 작년에는 1군에서 아예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육성 선수로 신분이 전락한 상태입니다. 김진욱 선수는 역대급 활약으로 고교 무대를 평정하고 KBO 전구단의 관심을 받으면서 자이언츠로 입단하게 되었지만 프로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하며 9이닝당 볼넷 개수가 8.45개를 기록하는 등 제구에서 애를 먹고 있는 상태입니다. 올시즌 첫 등판에서도 0.1이닝 동안 3개의 볼넷을 내주었고 다행인지 몰라도 강우 콜드로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민석
개막전 역투하는 이민석 (출처 : 롯데 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끝으로 살펴볼 두 선수는 올시즌을 앞두고 가장 기대를 했던 서준원과 이민석 선수입니다. 서준원 선수는 데뷔후 선발과 불펜을 두루 경험하며 팀의 스윙맨으로써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였습니다. 지난 시즌 이후에는 호주 리그에서의 경험도 쌓고 체중도 감량하며 시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의 허리 역할을 잘 맡아줄 것으로 기대가 큰 상황이었는데요. 개막을 열흘 정도 앞둔 시기에 미성년자 약취 유인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며 야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으며 그동안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구단에 숨긴 것으로 알려지며 구단 최고의 징계인 퇴단을 통보받게 됩니다. 앞으로 재판 결과에 따라서 선수 생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이민석 선수는 현재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 중 가장 빠른 패스트볼을 던지는 선수로 안우진과 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이번 부상의 원인을 찾아보면, 고교 시절에도 투구 수가 많지 않은 선수였는데 지난해 루키 시즌에 1군에서 35이닝, 2군에서 46이닝을 소화하며 81이닝을 소화한 게 다소 과하지 않았냐고 지적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강속구 투수에게 숙명처럼 따라오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에는 구속이 더 오르는 경우도 있으니 이 부분은 기대를 해볼 수 있겠습니다. 부디 내년 시즌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자이언츠 투수진의 한 축이 되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스카우팅과 육성의 방향

롯데 자이언츠의 최근 13년의 최상위 지명 투수들을 살펴보니 스카우팅과 육성 모두 다시 되돌아봐야 될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투수 지명시 큰 키를 비롯한 좋은 하드웨어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것이 아닌지를 다시 살펴봐야 됩니다. 키는 크지 않아도 투구 밸런스가 좋고 강력한 멘탈로 무장한 선수가 있다면 프로라는 무대에서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육성의 기간을 조금 더 여유 있게 가져가고 투구 수도 선수 능력에 맞게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1군 투수 뎁스가 그리 좋지 못하기에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쉽게 신인들을 1군에 데뷔시키고 부담감을 주는 상황에서 기용을 해서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의 가능성만 보여도 잦은 기용과 등판으로 인해서 아직 체격이 갖추어지지 않은 어린 선수의 몸에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닌지 많은 우려가 됩니다. 부디 2024년 신인 드래프트부터는 다양한 접근법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서 리그 정상급 선수를 키워내는 자이언츠로 거듭나길 바래봅니다.

 

댓글